아기와 나 (Baby Beside Me, 2016)

 

 

 살다 보면 앞뒤가 콱 막힌 경험을 할 때가 있다. '아 몰라, 될 대로 되라지.' 이런 식이었다가, '아차, 이게 아닌데.' 이러다가 문득. 정신을 차리고 보면 모든 일들이 다 엉망진창, 뒤죽박죽인 상황인 거다. 영화 보는 내내 마치 내 일인 것처럼 어찌나 답답하던지.

 

 그 엉망진창 속에서, 그걸 받아들이고 바로잡으려 노력할 것인가, 아니면 도피할 것인가.

 난 거의 매번 후자였는데, 돌이켜보면 그 꼬리표가 늘 나를 따라다녔던 것 같은 느낌이다.

 

 그런 도일의 결심이, 앞으로의 일들을 무던하게 받아들이겠다는 그의 표정이.

 본인의 잘못으로 인한 사건이 아님에도 불구하고 스스로의 선택으로 이후에 몰아치게 될 어마어마한 파도를 어떻게 감당하려는 건지, 극히 개인주의적인 내 시선에는 그저 경외심 마저 들게 할 정도다.

 

 내가 잘못된 걸까, 그가 잘못된 걸까.

 

 

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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