Lianne La Havas - Starry Starry Night

from the album 'Loving Vincent OST' (2017)

 

 

 

 초등학교 때였던가. 티브이 아래 있던 전축 앞에 엎드려 누워서 라디오를 틀어놓고는, 좋은 노래가 나오면 연습장에 메모를 해 놓던 때가 있었다. 그때는 라디오에서 한 번 나왔던 곡이 어떤 곡이었는지 궁금한데, 노래가 끝나고 디제이가 곡 제목 얘기를 안 해주거나 혹은 광고로 넘어가버리면, 그 곡이 뭔지 누가 부른 노래인지 다시는 찾을 방법이 없었으니까.

 

 그맘때쯤 라디오에서 지겹도록 흘러나오던 곡이 있었는데, 바로 Don Mclean의 Vincent였다. 왜 이 곡이 이렇게나 인기인지, 왜 그렇게나 찬사를 해대는지, 그때는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었다. 그 나이의 내가 듣기엔 박자도 무시하는 것 같은 흥엉거림에 단조로운 구성이 들어도 들어도 정이 안 가던 곡이었으니까.

 

 며칠 전에 본 영화가 끝나고 엔딩곡으로 나오던 낮은 톤의 여자 목소리. Starry Starry Night이라는 가사가 흘러나오는데 어찌나 찡하던지.

 

 영화를 보고 나오는 길에 그 시절 전축 앞에 엎드려 누워있던 내 모습이 문득 떠올랐더랬다.

 

 

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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